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18.


《체리와 체리 씨》

 베라 B.윌리엄스 글·그림/최순희 옮김, 느림보, 2004.1.19.



오늘 이 나라는 ‘농협’이란 곳이 서고, ‘농사·농업’을 말하지만,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던 무렵이나 사슬에서 풀려날 즈음까지 ‘여름’이란 낱말은 철뿐 아니라 “열매를 짓는 길”을 가리키는 자리에 함께 썼다. ‘여름지이 ← 농사’요, ‘여름지기 ← 농부·농민’이지. 여름이 왜 여름인가 하면 ‘열’기 때문이다. 열매가 익도록 하늘을 열고, 해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이런 ‘여름·열매’이다. 그러니까 ‘여름지기·열매지기·여름님·열매님’ 같은 이름으로 흙을 가꾸는 일꾼을 가리킬 적에 아이들한테 ‘흙일꾼 살림길’이 어떠한가를 제대로 알려주면서 물려줄 만하리라. 말부터 똑똑히 세울 노릇이다. 유월 여름에 접어든 뒤 날마다 “익으렴 익으렴, 모든 열매야” 하고 노래한다. 열매를 노래하는 이무렵 《체리와 체리 씨》를 새삼스레 읽는다. 이 그림책은 서울내기(도시내기) 어린이가 체리알을 누리는 신나는 하루를 재미나게 보여주는데, 아이는 서울(도시) 한복판에 아름드리 체리밭을 가꾸어 누구나 마음껏 체리알을 누리는 꿈을 들려준다. 그린님이 참 이쁘구나. 엄마 걸상을 다룬 그림책도 상냥한 숨결을 누릴 만했는데, 아직 한국말로 안 나온 이분 여러 그림책을 살펴보고 싶다. 바로 이 여름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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