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37


《西伯利亞諸民族의 原始宗敎》

 니오랏체 글

 이홍직 옮김

 서울신문사 출판국

 1949.9.30.



  2020년대로 접어들면서 마을책집은 여러 고장에서 새물결을 일으킵니다. 자그맣게 꾸리고 학습지·참고서를 없애면 어떻게 먹고사느냐는 걱정을 밀어낼 뿐 아니라, ‘책이란 우리 삶을 스스로 새롭게 짓는 길에 동무로 삼는 이야기꾸러미’라는 대목을 조촐히 나누는 숲이자 쉼터 노릇을 해요. 마을책집이 자리잡기 앞서 2015년 무렵까지는 이 노릇을 헌책집이 도맡았어요. 책집에서 책손하고 책집지기가 두런두런 책수다를 나누던 곳은 오래도록 헌책집뿐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새책집에서는 이 책수다가 없다시피 했어요. 한창 헌책집에서 온갖 책을 스스로 헤아리며 사전짓는 삶길을 배울 적에 어느 날 어느 어르신이 《西伯利亞諸民族의 原始宗敎》라는 책을 얼핏 보여주며 사 갔습니다. “자네가 사전을 쓴다니 앞으로 이런 책도 봐야 하네. 오늘은 내가 사 가지만.” 시베리아 오랜살림을 담은 작고 낡은 이 책을 처음 구경한 지 열일곱 해쯤 뒤에 서울 신촌에 있는 〈글벗서점〉에서 비로소 다시 만나 손에 쥐고 펼쳤습니다. “어라? 읽은 책 같은데?” 왠지 낯익습니다. 가만 보니 1949년 이 책은 1976년에 ‘신구문고’ 가운데 하나로 《시베리아 제민족의 원시종교》란 이름으로 바뀌어 새로 나왔네요. 아, 그랬구나. 아무튼 고마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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