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31


《鯨, その科學と捕鯨の實際》

 大村秀雄·松浦義雄·宮崎一老 글

 水産社

 1942.



  바다를 가르며 가뿐하게 이 별을 누리는 고래는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졌어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할 줄 안다고 합니다. 고래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노라면 아무리 시커멓거나 매캐한 마음인 사람이라도 어느새 궂은 기운이 잦아들면서 포근하게 거듭난다고 하고요. 곰곰이 본다면 고래뿐 아니라 뭇숨결에서 따사로운 빛을 받아들일 만합니다. 고래한테서는 고래대로, 들꽃한테서는 들꽃대로, 빗물한테서는 빗물대로, 이슬한테서는 이슬대로, 다 다르면서 저마다 싱그러운 숨빛을 우리한테 베푸는구나 싶어요. 《鯨, その科學と捕鯨の實際》는 일본사람이 스스로 고래를 살펴서 여민 책입니다. 고래잡이를 멈추자고 해도 안 멈추는 일본이니, 이웃을 사귀려는 마음 아닌 다른 뜻으로 고래를 좋아하는 셈일 테고, 얼핏 고래를 과학으로 풀어내는 듯싶으면서도 막상 ‘고래잡이를 하는 길’을 다루려는 셈이네 싶습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었네 하고 들여다보다가, 이 나라에서는 무엇을 스스로 바라보거나 살피면서 갈무리한 손길이었나 하고 생각합니다. 덩치 크고 슬기로운 고래를 비롯해, 덩치 작고 야무진 개미를 놓고서 어느 만큼 살피면서 갈무리했을까요. 우리 곁에 있는 뭇숨결을 ‘과학 아닌’ 이웃으로 마주하는 마음이며 눈빛이 있는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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