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5. 시답다


  옛이야기를 오늘에 맞춰 이모저모 가다듬어 새로 엮을 적에는 ‘오늘판’이 됩니다. 옛이야기를 옛살림 그대로 헤아리면서 누린다면 ‘옛판’을 마주하는 셈이겠지요. 옛길을 옛이야기로 읽으면서 오늘을 되새깁니다. 오늘 꾸리는 살림을 가다듬으면 오늘이야기가 될 테고, 오늘판 이야기꾸러미는 두고두고 싱그러이 흐르다가 어느 날 새삼스레 옛이야기로 거듭나겠지요. 때에 따라 다르고 사람 따라 다르니, 누구는 옛이야기가 시답잖고, 누구는 옛이야기가 시답습니다. 달갑잖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달가이 여기는 사람이 있어요. 반갑잖은 일이 벌어진다고 볼 만하면서, 반갑지 않은 일이 있겠느냐고 볼 만하기도 합니다. 눈길은 언제나 둘입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로 가르는 눈썰미라기보다는, 이렇게 보니 이리 되고, 저렇게 보니 저리 되는 눈빛이지 싶어요. 칠칠맞지 않으면 반갑지 않으니 칠칠맞은 길로 반갑게 가고픈 마음이듯, 시답지 않으면 즐겁지 않기에 시다운 살림으로 신바람을 내면서 나아가려고 해요. 살며시 웃어요. 우리는 시다운 손길이 되고, 시다운 발걸음이 되어, 언제나 포근히 만나면서 노래를 불러요. ㅅㄴㄹ


오늘판 ← 현대판

시답다 ← 만족, 만족감, 흡족, 쾌적, 괜찮다, 공연찮다, 편리, 편안, 안락, 양질(良質), 양질의

시답잖다(시답지 않다) ← 불만, 불만족, 불편, 불쾌, 질색, 질색팔색, 민폐, 편찮다, 별로, 불평, 불평불만, 식상(食傷), 사절(謝絶), 사양, 절대사절, 학을 떼다, 반대, 반기, 기겁, 식겁, 권태, 매정, 무정, 몰인정, 정없다, 인정사정 없다, 무자비, 박하다, 박정, 냉정, 냉소, 냉소적, 냉기, 냉랭, 야박, 시니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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