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고양이 생각하는 분홍고래 13
트리누 란 지음, 아네 피코 그림, 정철우 옮김 / 분홍고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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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62


《날아라, 고양이》

 트리누 란 글

 아네 피코브 그림

 장철우 옮김

 분홍고래

 2017.12.7.



  ‘늙는다’고 할 적에는 늘어납니다. ‘낡는다’고 할 적에는 날이 켜켜이 있는 셈입니다. 몸으로 오래오래 살았기에 ‘늙’지요. 살아온 해가 늘어나니 늙습니다. 지낸 날이 쌓이고 다시 쌓이니 ‘낡’아요. 그런데 늙거나 낡은 길에 접어드니 어느덧 ‘날아갑’니다. 날아서 가요. 바로 하늘로 날아갑니다. 낡거나 늙은 몸을 내려놓고서 홀가분하게 하늘나라로 날아간다고 하는 말은 그냥 나오지 않았겠구나 싶습니다. “삶이란 몸이 뛰어다니는 여기”라 한다면, “죽음이란 마음이 날아오르는 너머”라고 할까요. 《날아라, 고양이》는 ‘늙은’ 나이가 되어 ‘낡은’ 몸이 된 고양이가 몸은 더 뛰어오르지 못하지만 마음은 홀가분히 날아오르는 때, 바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삶이기에 반갑거나 좋으며, 죽음이기에 밉거나 나빠야 할까요? 삶은 그저 삶이요, 죽음은 그대로 죽음입니다. 좋거나 나쁜 길이 아닌, 몸하고 마음이 얽힌 자리예요. 태어나서 자라 어머니 아버지를 지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니 아이를 새롭게 맞이합니다.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새롭게 이 땅을 보금자리로 가꾸는 어른으로 서지요. 하늘로 날아오른 고양이는 숱한 이야기랑 사랑스러운 씨앗을 이곳에 곱게 심어 놓았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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