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11.


《바다로 날아간 까치》

 정호승 글, 창작과비평사, 1996.4.30.



빨래를 하고 쉰다. 빨래를 널고 쉰다. 어제는 큰아이가 구운 케익을 맛보았고, 오늘은 어떤 밥을 차리면 즐거울까. 바깥일이나 마실이란 집에서 지내는 동안 마음으로 다스린 살림빛을 이웃하고 나누면서 스스로 얼마나 의젓하거나 씩씩한가를 돌아보는 자리가 되지 싶다. 부산을 다녀오며 장만한 동화책 《바다로 날아간 까치》를 바로 읽었다. 1996년에 이런 동화책이 나왔구나. 그런데 1996년이면 정호승 님이 아직 〈월간 조선〉 기자로 조갑제하고 함께 있던 때였을까, 조선일보사 기자 노릇은 물러난 때였을까. 어느 곳에서 먹물꾼으로 일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면 대수롭지 않다. 모든 먹물꾼이 ㅈㅈㄷ에서 기자로 일하지 않아야 할 까닭이란 없다. 몸은 담되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ㅈㅈㄷ을 확 바꾸어 내지 않겠는가. 〈조선〉 기자였던 정호승 님은 동화책을 쓰면서 푸나무나 짐승하고 이야기를 하는 마음을 잃은 지 오래라고 머리말에 적더라. 동화를 쓰고 난 뒤에는 푸나무나 짐승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하루가 되었을까? 아니면 동화책을 쓸 적에만 이런 머리말을 남겼을까? 글이라고 하는 길을 걷는 이들이 푸나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새랑 풀벌레랑 숲짐승하고 이웃이 되는 살림을 짓기를 빈다. 글을 쓰고 싶다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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