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9.


《세실의 전설》

 브렌트 스타펠캄프 글·사진/남종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8.7.2.



아침에 〈인디고서원〉에, 낮에 〈고서점〉을 찾아간다. 저녁을 앞두고 순천을 거쳐 고흥으로 돌아가려다가 보수동에 간다. 보수동헌책방골목 발자취를 열 몇 해 동안 꾸준히 사진으로 찍어서 보수동이며 부산에 고스란히 남겨주었지만, 씁쓰레한 일이 불거져 2015년부터 발길을 끊었고 2018년에 살짝 다녀갔는데, 2020년에 거닐어 본 보수동은 여름인데도 춥다. 곳곳에 ‘사진 촬영 금지’란 손글씨가 붙었다. 사진만 찍고 책은 안 사는 나그네가 많아 이렇게 하실 수 있지만 “책도 사고 사진도 찍고”처럼 달라질 수 있을까? 나그네뿐 아니라 책집지기님도 같이 달라져야겠지. 사진을 찍는 사람을 노려보거나 파리 쫓듯 하기보다는 “이 이쁜 책 사진 잘 나오지예? 사서 읽으면 더 보기 좋지예?”처럼 말을 걸 만하겠지. 용두산 기스락 길손집에 묵으며 《세실의 전설》을 읽는다. 신문기자가 옮긴 말씨는 한자말이 지나치도록 많다. 어린이랑 푸름이도 읽도록 말씨를 가누면 좋을 텐데. 학교를 오래 다닌 이들이 쉽고 부드러이 글쓰기란 너무 어려울까. 숲에서 삶을 노래하는 사자를 담은 사진이 퍽 따스하다. 곰곰이 보면 이 나라 학교는 사진찍기·사진읽기를 거의 못 가르친다. 교과서 진도나 출석이 아닌 삶을 보는 눈을 배워야 학교일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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