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7.


《날아라, 고양이》

 트리누 란 글·아네 피코브 그림/장철우 옮김, 분홍고래, 2017.12.7.



비가 쏟아진 어제 꽤 재미있었다. 저물녘으로 먼 하늘이 우릉우릉하더니 이내 비가 듣고, 쏴아아 쏟아지는데 얼마나 시원하던지. 하늘이 우렁거리기 앞서 낮 내내 구름이 없었다. 어제 큰아이는 아침부터 낮을 지나 저녁에 이르도록 ‘구름바람 도서관 이야기’를 새로 그리겠다면서 온마음을 기울였는데, 마치 구름이 큰아이한테 ‘날 그려 준다니 반갑구나’ 하고 노래하는 듯했다. 모처럼 비가 시원하게 왔으니 오늘은 골짝마실을 갈까? 셋이서 씩씩하게 멧길을 걷는다. 씨앗을 내놓는 엉겅퀴를 쓰다듬고, 곳곳에 돋은 나무딸을 바라보다가 풀숲이랑 나무를 헤치고 콰릉콰릉 흐르는 골짜기에 들어서는데, 어라, 물줄기가 가늘다. 비가 좀 들이부어야 골짝물이 넘실거리겠구나. 놀이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마을고양이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반긴다. 밥은 스스로 사냥하되 잠은 우리 집에서 누리는 이 아이는 나날이 의젓하고 튼튼하게 거듭난다. 《날아라, 고양이》를 떠올린다. 이 그림책은 어느덧 기운이 스러지면서 조용히 흙으로 돌아갈 고양이를 둘러싼 삶이며 사랑을 다룬다. 비록 늙어 몸으로 날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언제나 푸르게 날아오를 줄 아는 고양이처럼 우리도 언제나 싱그러이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아름다우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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