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6.4.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옥영경 글, 공명, 2020.5.20.



마을 윗샘을 치우러 간다. 작은아이는 “나도 갈래!” 하며 신난다. 척척 물이끼를 걷다가 작은아이가 그만 미끄러지고, 무릎하고 손가락이 살짝 까진다. 마을 샘터랑 빨래터가 오로지 돌이라면 미끄러지더라도 까질 일은 없다. 새마을운동 뒤로 샘터며 빨래터에까지 시멘트를 들이부은 탓에, 미끄러지다가는 쉽게 까진다. 윗샘은 아랫샘보다 깊어 물이끼를 걷고 치우자면 곱으로 힘이 든다. 온몸이 뻑적지근하다. 시골 떠나 큰고장에서 지내는 할매 할배 딸아들이 참 많은데, 이들은 틈틈이 시골로 놀러와서 그저 놀 뿐, 여태 샘터를 치운 적이 아예 없고, 샘터에 돌을 던지며 어지럽힌다든지 불꽃놀이 쓰레기를 버리기 일쑤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를 읽는다. 충청도 멧골에서 자유학교를 가꾸는 배움지기님이 안나푸르나를 오르내리며 돌아본 삶을 차근차근 적바림한다. 길게 붙인 책이름처럼 우리 누구나 마음속에 멧골이 흐르겠지. 잊거나 잃었다고 하더라도 멧바람을 먹고마시던 멧넋이 감돌겠지. 엊그제 아랫샘에 이어 오늘 윗샘을 치우자니 등허리가 결린다. 집으로 돌아와 눕는다. 에고고 등허리야, 팔다리야. 작은아이는 손가락을 밴드로 감싼다. 남이야 어쨌건, 우리 둘은 파란하늘을 그리며 쉬어야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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