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29
《やさしい 國語小辭典》
高坂久喜·國語硏究會 엮음
佐野保太郞 살핌
東亞敎育出版社
1943(昭和 18).12.10.
‘동아(東亞)’라는 이름을 언제부터 썼나 하고 헤아리면, 아무래도 일제강점기 즈음이지 싶습니다. 그무렵까지 ‘동아’란 이름을 쓸 일이 없었겠지요. ‘국어(國語)’라는 이름도 매한가지입니다. 여느 사람은 이 말을 쓸 까닭조차 없고, 벼슬아치나 글잡이도 이 말을 쓸 일이 없습니다. 일본은 이웃 여러 나라로 쳐들어가서 총칼로 찍어 누르면서 ‘일본어(日本語)’보다는 ‘국어’란 이름을 내세웠고, ‘대동아’ 같은 이름을 널리 썼습니다. 1943년에 나온 《やさしい 國語小辭典》은 얼핏 보자면 ‘국어사전’이지만, 또 ‘동아교육출판사’에서 펴냈다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일본말사전’이요, 일본사람이 일본에서 펴낸 사전입니다. 이듬해에 더 찍어서 모두 277000부를 찍었다고 책자취에 밝히는데요, 쉽고 작게 엮었다는 낱말꾸러미를 넘기다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국어’란 일제강점기 찌꺼기를 털어내고, ‘동아’에 얽힌 더께를 씻으려나요. 멋지거나 뛰어나 보이는 글이 아닌, 즐겁고 고우면서 사랑스레 쓰는 수수한 글길로 나아가자는 마음이 되려나요. 부디 노래하는 말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상냥히 손을 잡는 말길이 되기를 꿈꿉니다. 어린이하고 나눌 말넋을 가꾸는 슬기로운 어른이 되기를 빕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