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30.


《따뜻해》

 김환영 글·그림, 낮은산, 2019.4.30.



“저잣마실을 다녀올까?” 하고 물으니 작은아이가 “응, 나, 갈래!” 하고 말한다. 그래, 그럼 둘이서 다녀오자.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는 길에 책을 읽는다. 집에서는 집안일하고 사전쓰기를 한다면, 바깥일을 볼 적에는 버스에서 책을 읽거나 동시를 쓰지. “읍내에 나왔는데 뭘 들고 가고 싶어?” “음, 사과는 이제 맛없고, 배도 그렇고, 음, 수박을 할까?” 이제 유월인데 벌써 가게에 나오는 수박. 물로 가득한 이 커다란 박 하나는 몇 킬로그램일까? 등짐에 수박 하나 담으니 묵직하다. 어린 날을 떠올린다. 어머니하고 저잣마실을 가면 수박을 두 통 사야 했다. 형하고 나 둘이서 한 통을 다 먹을 테니, 네 사람이라면 두 통이 있어야 한다지. 수박 두 통을 두 손에 하나씩 들고 집으로 오자면 언제나 땀벅벅이었지만, 집에 와서 씻고 수박을 쩍 가르면! 그림책 《따뜻해》는 그림님 어린 날이며 오랜 생각을 담은 이야기이지 싶다. 그림님은 닭하고 얽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구나 싶다. 먹빛으로 담은 그림은 고요하면서 쓸쓸해 보인다. 따스한 품으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물씬 흐른다. 그런데 따스한 품은 남이 베풀지 않는걸. 사랑은 남이 차려 주지 않지. 언제나 우리 스스로 따스한 품으로 피어날 적에 사랑은 저절로 빛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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