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주렁주렁 물들숲 그림책 6
최경숙 글, 문종인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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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18


《사과가 주렁주렁》

 최경숙 글

 문종인 그림

 비룡소

 2013.11.7.



  열매가 굵게 달리는 나무를 타고 올라서 한 손으로는 줄기나 가지를 잡고, 다른 손으로 열매를 살살 돌리거나 꼭지를 손톱으로 눌러서 딸 적마다 참 새삼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열매는 아주 굵거나 단단하다 싶은 가지보다, 꽤 가늘구나 싶은 가지에 주렁주렁 달리곤 해요. 나무한테 묻지요. “가는 가지에 이렇게 열매를 묵직히 달면 안 무겁니? 가지가 안 힘드니?” 나무는 “응? 우리는 무게를 따지지 않아? 오직 열매가 해랑 비랑 바람을 잘 먹는 자리만 생각하는걸?” 하고 대꾸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지가 굵은 쪽은 줄기하고 가깝고, 볕자리 아닌 그늘자리예요. 열매가 잔뜩 맺히는 데는 줄기하고 멀면서 볕자리입니다. 《사과가 주렁주렁》을 처음 만날 무렵만 해도 ‘우리 집 열매나무’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지만, 해가 갈수록 우리 집 열매나무가 베푸는 열매를 지켜보고, 나무를 폭 안고서 갖가지 열매를 누리면서 새롭게 마주합니다. 참말로 작은 씨앗 하나가 오래오래 흙한테 안기고 하늘을 꿈꾸고 사람 손길에서 사랑을 느끼면서 무럭무럭 자란 끝에 조금씩 열매를 늘려 어느새 주렁나무가 되거든요. ‘주렁주렁’이란 매우 멋진 말이라고 생각해요.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 주렁주렁이에요. 더욱 피어나고 싶으니 주렁주렁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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