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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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나이 : 어느 나이라 하더라도, 마음에 품은 빛에 따라 늘푸름으로 오늘을 맞이하겠지. 열 살이어도 다 죽어 가는 얼굴이 될 적이 있고, 여든 살이어도 피어나는 꽃낯이 될 적이 있다. 오늘날 이 나라 어린이는 열 살에도 학교·학원·숙제 짐이 무시무시해서 늙은이 얼굴이나 말씨이곤 하다. 풀꽃나무를 늘 마주하면서 상냥히 어루만지는 손길이라면 여든이건 아흔이건 참말로 빛내는 얼굴로 해맑게 웃음짓는 노래가 흐르곤 한다. 몸나이란 부질없다. 마음나이를 보아야 사람다운지 아닌지 알아챈다. 1998.5.30.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