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7.


《도쿄 가족 5》

 야마자키 사야카 글·그림/장은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4.3.25.



작은아이랑 둘이서 마을 아랫샘을 치웠는데, 이틀쯤 뒤에 보니 빨래터 바닥에 흙이 두껍게 깔렸다. 흙이 묻은 연장을 빨래터에 집어넣고 씻으셨나. 어떻게 뭘 했을까. 이렇게 지저분하게 쓰면 다른 사람도 쓰기에 나쁘고, 샘터도 빨래터도 망가진다. 이곳을 스스로 치우는 분이라면 이처럼 엉망으로 안 쓰겠지. 만화책 《도쿄 가족》은 판이 끊어진 지 한참 되었고, 고맙게 다섯 자락을 한꺼번에 장만했으며,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참말로 이런 집안이 있을까 싶은 줄거리를 들려주는 만화인데, 아무리 엉성한 ‘한집안’이더라도 서로 아끼고 돌보며 살아가는 즐거운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고 꾸준히 묻고, 헤매며, 이야기하고, 되새기고, 거듭나려고 애쓰는 몸짓을 잘 그렸지 싶다. 아이를 돌보는 길은 어렵지도 않고, 어려울 일도 없다. 아이를 돌보는 살림이라면 다들 알지 않을까. 처음에는 어른이 아이를 돌보는 듯하지만, 어느새 아이가 온사랑으로 어른을 돌보아 준다. 아이는 그야말로 무럭무럭 자란다. 아이가 하나둘 해내는 집안일도 대단하지만, 이보다는 아이들 맑은 눈빛이며 손길이며 말씨가 모든 앙금을 사르르 녹인다. 아무리 고단하거나 힘들던 어른도 아이들 몸짓에 기운을 되찾고 웃음꽃이 되지. 어린이가 왜 앞날을 밝히는 빛이겠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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