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6.
《천년손이와 사인검의 비밀》
김성효 글·홍지혜 그림, 한솔수북, 2020.3.20.
마을책집을 꾸리는 어느 이웃님이 《천년손이와 사인검의 비밀》이란 동화책을 아이랑 무척 재미나게 읽었다고 하시기에 누가 썼나 하고 살피니 ‘김성효’란 분이고, 전라북도에서 장학사 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는 아주머니이자, 초등교사로 오래 일했다고 하는구나. 초등교사·어머니·아줌마·장학사에 이어 동화작가라니. 이분은 어릴 적에 둘레에서 어떤 눈길을 받으면서 어떤 사랑으로 하루하루 살아오셨을까. 틀림없이 이 나라뿐 아니라 이 별 곳곳에서 가시내는 찬밥이었고 따돌림이었다. 이 흐름은 이제 많이 걷혔으나 ‘꽤 걷혔다뿐 사라지지 않’았다. 이와 맞물려 적잖은 사내도 찬밥이거나 따돌림이었지. 어느 한켠만 찬밥이거나 따돌림이지 않은걸. ‘범칼(사인검)’이 하늘나라를 떠나 사람나라에 조용히 깃들어 아이 하나만 지키고 싶다는 뜻을 드러낼 만하다. 꽃할머니를 돕겠다던 시민모임이 보여준 슬픈 검은자취를 보라. 아름뜻으로 아름일을 할 생각이라면 돈도 ‘아름돈’으로 가꿀 노릇이다. 목소리만 높인대서 시민운동이 되지 않는다. 늘 삶자리에 바탕을 두면서 꽃순이·꽃돌이를 보아야 하고, 스스로 꽃순이·꽃돌이여야겠지. 동화작가 장학사님이 글결을 조금 더 쉽고 부드러이 가다듬으면 한결 빛나리라 본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