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14
《나의 어린 시절》
A. 슈바이처 글
박병소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56.2.25.
인천에서 나거나 자라며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한테 ‘선인재단’은 무시무시할 뿐 아니라 무섭고 아찔하고 이름조차 떠올리기 싫은 미친 막놈입니다. ‘선인재단’은 ‘백선엽 + 백인엽’이고, 선인재단에 있는 학교는 모두 두 우두머리에다가 이녁 어머니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들이 일제강점기에 친일부역을 한 일은 둘째치고, 군사독재하고 손잡고서 인천이란 고장을 떡처럼 주무르면서 저지른 갖은 막짓에 어느 누구도 입조차 벙긋할 수 없는 나날이 무척 길었다가, 1990년대에 이르러 드디어 한 사람 두 사람 기운을 내어 목소리를 높였고, 너나없이 손을 맞잡고 그악스러운 선인재단하고 맞서서 피눈물나게 싸운 끝에 1994년에 선인재단을 풀어없애고 시립·공립학교로 돌리면서 겨우 숨통을 텄습니다. 시장·국회의원도 말을 못하는 판이고 다른 학교 교장·교감뿐 아니라 기자·작가도 숨을 죽이도록 짓밟은 백선엽·백인엽이지요. 《나의 어린 시절》을 읽다가, 인천에서 보낸 제 어린 나날이 떠올라요. 인천에 깡패가 그렇게 많았는데 선인재단 학교를 다닌 놈팡이는 ‘선인’ 두 놈 못잖게 끔찍했어요. 그나저나 부정부패 독재부역자 백선엽이 국립묘지에 묻히고 싶어서, 백 살 넘은 나이에도 안달을 하시네요, 허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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