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9. 겨레신문
중학교에 다닐 적에는 그리 듣지 못하다가 고등학교에 접어들고서 ‘장삼이사’란 말을 곧잘 들었습니다. 교과서로 배우는 시험문제에 으레 나온 말씨입니다.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중국사람처럼 ‘장 씨’나 ‘이 씨’ 같은 씨(姓)를 쓰지 않았으니 ‘장삼이사’는 중국말일 테지요. 척 보아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머리로 외워도 이내 잊히는 이런 말을 왜 써야 하는지 아리송했으나, 둘레에서는 이런 말을 모르는 이가 바보라고 여겼습니다. 굳이 중국말을 끌어들여 쓰면서 중국말을 모르면 바보라니? 수수한 사람들이란 돌이나 순이 같은, 순이나 돌이 같은 사람입니다. 벼슬아치가 아니지요. 어느 씨인가에 따라 갈라서 끼리질을 하거나 받들거나 낮추지 않기에 순이돌이요 돌이순이입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여러 신문은 으레 ‘겨레신문’이라고 내세우는데, 그 신문마다 일제강점기에 얼마나 제국주의랑 일본 우두머리를 섬기고 우러르면서 모셨는지 몰라요. 순이돌이는 내팽개치고 총독부 심부름꾼이었지요. 스스로 창피한 자국을 남겼으면서 뉘우칠 줄 모른다면 버림치이지 싶습니다. 흙으로 돌아가 거름이 되어, 말끔히 씻고 거듭나야겠지요. ㅅㄴㄹ
돌이순이·순이돌이 ← 장삼이사, 범인(凡人), 일반인, 시민, 국민, 백성, 민중, 민초, 남녀노소, 남녀불문
벼슬·벼슬아치·심부름꾼·모시다·섬기다·우러르다·떠받들다·받들다·곁일꾼 ← 신하
겨레신문 ← 민족지(民族紙)
버림치 ← 고물, 폐기물, 폐기도서, 폐물, 무용지물, 오물, 팽(烹) 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