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0.


《서커스의 딸 올가 3》

 야마모토 룬룬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4.30.



마을에 샘터 두 곳 있다. 마을에서는 아랫샘하고 윗샘이라 말한다. 엊그제는 아랫샘을, 오늘은 윗샘을 치운다. 아랫샘은 큰길가에 있고, 윗샘은 마을 안쪽에 나무 우거진 그늘 곁에 있다. 아랫샘을 치울 적에는 이따금 지나가는 자동차나 경운기 소리가 살짝 시끄럽다면, 윗샘은 오직 멧새 노래가 스며들어 고즈넉하다. 이 샘터에서 물을 긷고 빨래를 하던 오랜 손길이 여태 씩씩하고 듬직한 아이를 키워냈겠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커스의 딸 올가 3》을 읽었다. 세걸음은 왜 이리 더디 나왔을까.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란 올가는 아이일 적에도 새로운 빛을 마음에 담고서 스스로 일어섰다면, 어른일 적에도 이 빛을 더욱 밝히는구나 싶다. 누가 해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한다. 남이 해줄 수 없다. 우리 손으로 한다. 한 발을 뻗어 하늘을 밟는다. 두 발을 내밀어 구름에 앉는다. 석 발을 디뎌 무지개를 탄다. 넉 발을 깡총 이 별 저 별 사이에서 춤춘다. 이 만화책을 어린이하고 함께 읽기는 만만하지 않지만 열예닐곱 살부터는 같이 읽을 만하지 싶다. 이웃나라는 이만한 만화를 그려내니, 이웃나라는 만화나라이리라. 이 나라는 아직 이만한 눈높이로 만화를 바라보거나 짓는 손길이 없다시피 하지만, 앞으로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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