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9.


《강둑의 맞춤옷 가게》

 하세가와 세츠코 글·요시다 미치코 그림/박숙경 옮김, 한림출판사, 2004.4.15.



해가 내리쬐다가 비가 내리는 날이 이어간다. 이런 날이 흐르니 하늘이며 땅이 여느 해보다 한결 맑다. 기름값이 뚝 떨어져 이제 ‘1ℓ = 500원’. 어느 기름집은 아직 600원이나 700원. 지난겨울에 대면 토막이 난 값이다. 앞으로 더 떨어져야지. 혼자 살던 무렵에는 겨울에 불조차 안 지피고 살았고, 짝을 만나고 아이를 낳으며 집안을 지폈다. ‘1ℓ = 100원’쯤 되어야지 싶다. 비행기랑 배가 거의 멎고, 군사훈련을 안 하니, 기름값이 착한(?) 길을 걷는다. 어제 ‘5·18’을 두고 ‘40주년 기념일·기념식’이라고들 말하던데, 어째 ‘기념’을 하는지 쓸쓸하다. 한자말이고 아니고를 떠나 멍울이며 생채기를 되새기는 날에는 ‘기념’을 안 쓰는 줄 생각하지 못하는 벼슬아치나 먹물이 많다. 돌아봐야지. 되새겨야지. 《강둑의 맞춤옷 가게》는 투박한 그림결이 한결 빛나면서 사랑스럽다. 반짇고리는 사람 곁에서도 제몫을 하고, 숲에 깃든 이웃한테도 제구실을 한다. 작은 천조각 하나가 바람에 날려 숲이나 풀밭으로 사라진다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풀벌레나 멧새가 이 천조각을 고이 누린다는 뜻이지 싶다. 무당벌레도 천조각으로 옷을 짓고, 꾀꼬리도 둥지 한켠을 천조각으로 꾸밀 만하다. 반짇고리는 맞춤옷집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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