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8.


《서점의 말들》

 윤성근 글, 유유, 2020.4.14.



요즈음은 비가 올 적마다 어릴 적을 자꾸 되새긴다. 어린 나이에 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헤아리는데, 국민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거의 우산 없이 비를 쫄딱 맞으면서 깔깔거리며 놀았구나 싶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적에도 웬만해서는 우산 없이 비를 맞았지만, 책읽기에 푹 빠진 뒤에는 몸이 아닌 책 때문에 우산을 챙겼다. 몸은 말리면 되지만 책은 말리지 못하는걸. 《서점의 말들》을 읽다가 빙그레 웃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한다. 그래, 책집하고 얽혀서 이런 숱한 이야기가 흐르기 마련이지 싶으면서, 조금 더 틈을 두고서 이야기를 길어올릴 만할 텐데 싶어서 아쉽다. 한국에서도 책집을 둘러싼 이야기가 꽤 많았고, 헌책집을 이끄는 글쓴이라면 굳이 ‘요즈막에 나온 일본책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과 생각을 새롭게 돌아보도록 북돋울 만한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 낼 만하지 않았을까. 출판사에서도 ‘○○의 말들’이란 꾸러미에 너무 목을 매달았구나 싶다. 따지고 보면, 나도 ‘사전의 말들’ 같은 책을 쓸 수 있겠지만, 아, 이런 엮음새라면 쓰고 싶지 않다. 꽤 많이 줄었어도 한국에 즈믄 곳이 넘는 책집이 있는데, ‘책집 목소리’를 담아내려 한다면 조금 더 너른 목소리로 여미면 훨씬 좋았으리라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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