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바람 웅진 모두의 그림책 28
남윤잎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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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7


《어느새, 바람》

 남윤잎

 웅진주니어

 2020.3.20.



  혼자 살 적에는 빨래가 적었습니다. 빨랫줄을 걸 일조차 없이 옷걸이에 꿰면 끝이었고, 이불은 담벼락에 척 늘어뜨렸습니다. 두 사람 살림이 되고 아이가 태어나고서 빨랫줄을 이었고 바지랑대를 놓았어요. 빨랫줄을 묶은 나무줄기를 어느 날 살피니 ‘빨랫줄 닿은 자리가 패였’더군요. 깜짝 놀라 바로 빨랫줄을 끊었습니다. 그 뒤로 빨랫대를 마당에 놓았어요. 바람이 드센 날은 빨래를 늘어뜨린 빨랫대가 와장창 넘어지거나 물구나무를 서거나 데구르 구릅니다. 바람 참 장난꾸러기로구나 싶어요. 자전거를 달릴 적에 맞바람으로 힘겹게 하다가도 어느새 등바람 되어 다리를 쉬도록 해줘요. 《어느새, 바람》은 어느새 바람이 찾아든 마을을 멀거니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네, 큰고장에서는 이런 바람을 맞이하겠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꽤 아쉽습니다. 그림을 이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너무 사진을 옮긴 듯한 결이지 싶어요. 빨랫줄에 이불을 널면 줄이 ‘팽팽하지’ 않고 ‘늘어져’요. 빨랫줄은 여느 때에도 팽팽하게 드리우지 않습니다. 그러면 끊어지거든요. 예쁘게 보여야 예쁜 그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손수 살림하고 사랑하는 삶으로 하루를 누리면, 투박하고 빛바래더라도 얼마든지 예쁜 그림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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