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6.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이상헌 글·사진, 비글스쿨, 2020.5.1.
어느새 붓꽃잔치. 우리 집에서 두고두고 꽃을 피우면서 즐거운 빛살을 흩뿌리는 붓꽃이 조금씩 여기저기로 퍼지면서 잔치판을 이룬다. 붓꽃은 알뿌리로도 퍼지겠지만 씨앗으로도 잘 퍼진다. 꽃봉오리가 맺힌다 싶더니 어느새 활짝 벌어지고, 팔랑팔랑 춤추다가 이내 잠들지. 꼭 촛불이다. 파르라니 빛나다가 녹으면서 사그라드는 꽃빛이랄까.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는 ‘비글스쿨’이란 이름으로 처음 나오는 책이라고 한다. 풀벌레랑 숲살림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로 새롭게 다가서려고 한단다. 지식이나 정보를 다루는 길도 대수롭겠지만, 이보다는 재미있게 마주하고 새롭게 만나는 길이 한결 대수롭다고 느낀다. 풀벌레 이름을 굳이 다 외워야 하지 않으니까. 꽃이름이며 나무이름을 줄줄이 꿰야 하지 않으니까. 학자가 붙인 이름은 모르더라도 풀벌레 한살이를 알면 된다. 전문가가 지은 이름은 모르더라도 푸나무를 아끼면서 고이 품는 숲살이를 누리면 된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언제나 낯설다 싶은 새로운 풀벌레를 만나는데, 이 풀벌레를 볼 적마다 얘기한다. “넌 어떤 이름으로 널 부르면 좋겠니?” “응? 네가 좋을 대로 부르면 좋지. 다만, 겉모습만으로는 이름을 안 붙이면 좋겠어. 너희도 겉모습만으로 이름 붙이면 싫겠지?”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