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주년·돌·해 : 2020년을 맞이하는 해를 ‘5·18 40주년’이라 하면서 ‘5·18 40주년 기념식’을 한단다. 그래, 벌써 마흔 해가 되었네 싶고, 이런 날을 헤아리는 나도 나이를 꽤 먹었구나 싶다. 그런데 말이 걸린다. 어릴 적에 둘레에서 ‘주년·기념식’은 아무 자리에나 안 쓴다고 했다. ‘5·18’뿐 아니라 ‘6·25’도 ‘주년·기념식’ 같은 말로 가리키지 않는다. ‘주년·기념식’이란 한자말은 즐겁거나 반갑게 맞이하는 날이나 자리에서 쓰니까. 춤추고 놀 만한 자리가 아니라면 ‘주년·기념식’이란 한자말이나 ‘돌’이란 한국말 이름을 안 붙인다고 할까. 그렇다면 어떤 이름을 붙이면 어울릴까? 아마 이 대목을 헤아리는 눈길이 적다 보니 그냥그냥 아무 말씨나 쓴 셈이지 싶은데, ‘5·18 마흔 해’라고 수수하게 쓰는 길이 낫다고 느낀다. 한자말을 굳이 쓰고 싶다면 ‘5·18 40년’이라 하면 되겠지. 그리고 ‘5·18 마흔 해를 돌아본다’나 ‘5·18 마흔 해 되새김날’이나 ‘5·18 마흔 해 되짚음날’처럼 수수하게 헤아리도록 이름을 붙이면 좋겠다. 2020.5.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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