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3.


《근대 일본사상 길잡이》

 가노 마사나오 글/김석근 옮김, 소화, 2004.8.10.



아이랑 하루 내내 함께 지내고, 이 하루가 달이 되고 해가 되며, 열 해가 되고 스무 해가 되는 길이 얼마나 즐겁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둘레에서는 나더러 “어떻게 글도 쓰고 책도 내고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하고 하루 내내 같이 지내요? 안 힘들어요?” 하고 묻는데, “아이하고 하루 내내 같이 지낸 지 열세 해인데, 아이 곁을 떠나 혼자 바깥일을 보러 갈 적이 외려 힘들어요. 같이 지내며 힘든 날은 아직 하루도 없어요.” 하고 대꾸한다. 지지난해까지는 뒤꼍이나 마당에서 푸나무를 어루만질 적에 아이들을 불렀다면 이제는 안 부른다. 말없이 푸나무를 어루만지면 아이들은 “아버지 어디 갔지?” 하면서 쪼르르 찾아온다. 뒤꼍에서 조용히 매화알을 따니 큰아이가 “어? 아버지 여기 있네? 매화알 따요? 나도 같이 따야지.” 한다. 올해 첫 매화알을 훑어 사탕수수가루에 재운다. 《근대 일본사상 길잡이》를 띄엄띄엄 읽는다. 열흘쯤 되었지 싶다. 일본이란 나라에서 새물결이 춤출 적에 사람들이 어떻게 애쓰고 생각하며 온몸으로 뛰어들었는가를 간추려서 들려준다. 이 나라에도 때때로 새물결이 춤추는데, 우리는 어떠한 몸짓이거나 마음일까? 2020년 돌림앓이 새물결을 맞닥뜨리면서 이 삶터를 어떻게 바꾸어 낼 슬기를 마음에 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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