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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고립되었다 - 기륭전자비정규직투쟁 1890일 헌정사진집
정택용 사진, 송경동.기륭비정규투쟁승리 공대위 기획 / KCWC(한국비정규노동센터)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얼추 열 해 만에 이 사진책 느낌글을 새로 쓰는데,
예전에는 그저 응원하는 마음으로 별점을 붙였다면
오늘은 차분히 이 사진책을 '비평'하는 마음으로
별점을 새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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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83
《너희는 고립되었다》
정택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2010.11.7.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9일 헌정사진집’인 《너희는 고립되었다》는 좀 뜬금없는 이름이 붙어서 나온 사진책입니다. 조그마한 일터인 기륭전자에서 ‘일순이’로 지낸 분들은 웃고 울고 노래하고 기뻐하고 잠들고 일어나고 땀흘리다가 가만히 쉬는, 수수한 살림을 짓는 이웃입니다. 겉그림으로 뻗어나오는 손이 숱한 목소리를 들려준다고 합니다만, 다른 사진을 겉그림에 썼다면, 이를테면 꽃치마(웨딩드레스)를 두르고 일동무랑 활짝 웃으면서 기뻐하는 자리에 있는 모습을 겉으로 내놓고서 “우리는 노래합니다” 같은 말을 달았으면 이야기에 결이 확 바뀝니다. “우리는 노래합니다”란 말에 수수한 일순이 살림살이를 드러내는 사진을 죽 펼치고서 ‘쇠문 밑자락 작은 구멍에 손을 넣어 뻗는’ 사진이 깃들었다면, 이 사진책이 드러내는 힘은 엄청나게 셌겠구나 싶습니다.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은 ‘억눌린 아픔이나 슬픔이기만 할’ 수 없습니다. 붉은 머리띠에 주먹 불끈 쥐고서 으싸으싸 하는 몸짓만 ‘운동’이지 않아요. 눈물웃음이 얼크러진 삶이 모두 ‘물결(운동)’입니다. 물결을 좁거나 작거나 얕거나 낮게만 바라보지 않아야 다큐가 됩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