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16

《宣傳資料, 民主黨의 主張 (第三輯)》
 박순천 엮음
 民主黨
 1964.11.


  2020년 100만 원하고 2000년 100만 원은 사뭇 다릅니다. 1990년이나 1980년 100만 원도 엄청나게 다릅니다. 이제 셈틀은 꽤 값이 눅다고 할 만하면서 집에 으레 들여놓을 만한 세간으로 삼지만, 2000년으로 접어들 즈음이나 1990년 언저리에는 꿈꾸기 쉽잖은 세간이었습니다. 셈틀이 있기에 글이며 그림이며 사진을 쉽게 누리지 않아요. 셈틀이 아니어도 맨손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니까요. 1970년이라면 타자기가 있기도 했으나, 타자기보다는 손으로 글을 쓰던 나날이요, 1960년도 매한가지일 테지요. 《宣傳資料, 民主黨의 主張 (第三輯)》은 손글씨로 엮습니다. 1964년에는 정당에서 내놓는 꾸러미도 이렇게 손글씨였네 하고 새삼스럽습니다만, 그무렵에는 이런 손글씨가 마땅했겠지요. 인쇄소에 맡기는 값이 꽤 비쌌을 테며, 만만하지 않기도 했겠지요. 무엇보다도 손글씨로 척척 새겨서 뜨는 길이 훨씬 빨랐으리라 봅니다. 손으로 쓰고, 손으로 짓습니다. 손으로 건네고, 손으로 받습니다. 어떤 뜻을 어떤 목소리로 내놓더라도, 손길이 닿는 살림이면서 손수 하는 길입니다. 손으로 하나하나 묶거나 여미기에 버리는 것도 드뭅니다. 손수 짓는 살림하고 멀기에 쓰레기가 불거지지 않을까요? 손길이 안 닿기에 쉽게 버림치가 되지 않나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