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언저리


애써 여쭈기 : 책들임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책을 들일 돈부터 신나게 장만해 놓고서 스스로 눈이나 마음이 가는, 그렇지만 아직 하나도 모르는 책을 척척 고르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책을 들일 돈을 넉넉히 마련해 놓고서 ‘이웃님이 나를 헤아려 맞추어 챙기면서 건네려는 눈이나 마음이 흐르는’ 책을 여쭈어서 받는 길입니다. 둘쨋길이란 ‘마을책집 지기가 고르고 가리고 추리고 뽑은 책’을 스스럼없이 받는 길인데, 스스로 골라서 읽는 책도 재미있고, 책지기라는 이웃님이 가려서 얘기해 주는 책도 즐겁습니다. 스스로 알아보는 눈길을 키워도 좋고, 이웃이 알아본 눈길을 받아들여도 좋습니다. 스스로 보듬는 손길을 가꾸어도 좋고, 이웃이 보듬는 손길을 배워도 좋습니다. 모두 책 하나로 만나고, 이야기 하나로 피어나며, 삶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길로 나아갑니다. 2020.5.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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