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0.


《새로운 규슈 여행》

 치칭푸이푸이 타비자 글·사진/이진아 옮김, 꿈의지도, 2018.1.15.



나는 어디로 나들이를 가든 먹을거리·마실거리에는 그리 마음을 안 둔다. 첫째로는, 우거진 나무 사이에 맨발로 거닐다가 누울 풀밭이 있는지를 보고, 둘째로는, 손으로 떠서 마실 냇물이나 샘물이 있는가를 보며, 셋째로는 마을책집이 있는지를 보고, 넷째로는 집마다 나무가 얼마나 돌보는지를 본다. 살뜰한 마을이라면 어느 밥집에 들어가도 섭섭한 일이 없으리라. 알뜰한 마을이라면 조그맣더라도 책집을 품겠지. 《새로운 규슈 여행》을 보면서 ‘새롭다’란 말을 혀에 다시 얹어 본다. 무엇이 새롭게 가는 나들이일까? ‘먹고 마시고 사고 쓰고’란 네 가지 틀을 넘어설 만하다면 새로울까. 그렇다면 이 책을 여민 이들은 이 틀을 얼마나 넘어서거나 벗어났을까. 어쩌면, ‘여행’이란 이름으로 다니는 길이란, 먹고 마시고 사고 쓰고라는 흐름일는지 모른다. ‘관광문화·관광산업·관광수입’ 같은 말이 쉽게 춤추는 이 나라를 보면 알 만하지. 이웃을 만나려고 다녀오는 길이 아니라, 뭔가 쓰고 누비고 휘젓고 사진을 남기는, 이른바 ‘맛집·멋집·옷집’ 찾기일 뿐이라면 시시하지 않을까. 춤을 추고 싶으면 이태원이 아닌 너른 들판에서. 술을 즐기고 싶다면 홍대가 아닌 나무가 그늘을 베푸는 마당 한켠에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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