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99


《'75 강원 전화번호부》

 원주 체신청 엮음

 원주 체신청

 1975.10.1.



  이제 우리는 전화번호책을 뒤적이면서 길을 찾는 일이 드뭅니다. 아니, 전화번호책을 떠올릴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2000년을 넘어선 첫무렵까지 전화번호책은 여러 사람한테 대수로웠는데, ‘헌책집마실 다니는 사람’은 으레 여러 고장 여러 전화번호책을 눈여겨보았어요. 낯선 고장으로 나들이를 갈 적이면 그곳 공중전화부터 찾지요. 공중전화에서 전화번호책을 넘겨 ‘서점·책방’을 뒤적입니다. 알림판을 내걸지 않는 헌책집이 제법 있습니다. 전화도 안 들이는 헌책집이 곧잘 있지요. 그런데 헌책집은 사람들이 내놓는 책을 받아들여서 책살림을 꾸리는 터라, 알림판은 안 걸어도 웬만해서는 전화를 놓아요. 전화를 받아야 책을 사들이러 다닐 수 있으니까요. 그 고장에 오래 산 사람이더라도 그 고장 헌책집을 모르기 일쑤입니다. 책을 꽤 많이 읽었다는 사람조차 그분 살림집이나 일터 곁에 있는 헌책집을 못 알아채기도 해요. 예부터 헌책집을 찾으려면 길을 헤매야 했습니다. 낯선 골목이며 마을 깊이 들어서며 걸어야 했지요. 《'75 강원 전화번호부》를 춘천에 있던 헌책집 〈경춘서점〉에서 만났어요. 묵은 전화번호책을 보자마자 대뜸 강원 곳곳에 지난날 어떤 마을책집이 있었나 하고 하나하나 찾아보았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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