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7. 과일물
사람한테 흐르며 몸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을 ‘피’라고 합니다. 나무랑 풀도 나무랑 풀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이 흘러요. 우리는 이 나무물이나 풀물을 얻어서 몸을 보살피곤 합니다. 나무나 풀이 맺은 열매는 바로 이 물이 가득 깃들어요. 때로는 달콤한 물로, 때로는 시거나 알싸한 물로 가득해요. 따로 과일물을 짜서 누리고, 열매를 덥석덥석 깨물면서 흐르는 열매물로 목덜미를 적셔요. 빗물이 거미줄에 걸립니다. 거미줄에 대롱대롱 달린 물방울이 맑게 빛납니다. 먹이를 찾으려고 친 거미줄이면서, 새벽이슬이나 빗물을 주렁주렁 달아 풀밭을 밝히는 무늬를 베푸는 거미줄이에요. 물 한 방울을 머금으면서 물이 들려주는 어떤 말을 듣나요?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이 춤추는 소리를 들어 볼까요? 겉으로 보는 이름이나 얼굴이 아닌, 속으로 흐르는 마음을 살펴요. 한봄에 이르면 풀밭에 개미가 와글와글 바글바글 오갑니다. 땅밑에 판 개미집을 더 깊고 크게 지었는지 몰라요. 숱한 개미는 어쩜 개미집에서 북새판이 아닌 가지런한 길을 다니는지 놀랍습니다. 곧잘 길잃는 개미가 있어서, 동무 개미가 “거기 아냐. 이리 오렴.” 하고 불러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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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물방울·방울 ← 액체, 액(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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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막힘·막히다·바글바글·북적판·북적길·북새통·북새판·붐비다·수선거리다·와글와글 ← 교통난, 혼잡, 체증, 러시아워
길잃다·길을 잃다 ← 조난, 배회, 방황, 표류, 곤경, 시련, 미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