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6. 함지땅


돌보는 손길이 빛납니다. 아파서 울먹이는 이를 가만히 돌보고, 앓으며 힘겨운 이를 살뜰히 돌보며, 갈팡질팡하면서 좀처럼 길을 찾지 못하는 이를 넌지시 돌봅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돌보는 몫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으로 누구보다 어버이를 따스히 돌보는 소꿉살림을 즐거이 맞이합니다. 서로 돌봄이입니다. 함께 돌봄지기예요. 어디에서나 돌봄일꾼입니다. 넉넉하면서 포근히 어루만지는 손길이 아름다우니 돌봄빛이 되어요. 사근사근 부드러이 보듬는 눈빛이 고와서 돌봄님이 되지요. 지난날에는 함지에 먹을거리나 살림을 담아서 마을이며 고을을 돌며 장사하는 분이 있었어요. 오늘날에는 함지를 이거나 들기보다는 짐차로 부릉부릉 달려서 나르는 일꾼이 있어요. 과일함지가 있고 떡함지가 있어요. 책함지가 있으며 바늘함지가 있습니다. 담는 살림을 알뜰히 품는 함지마냥, 높다란 자리를 판판하게 두르는 땅이 있어요. ‘함지땅’이랍니다. 가만히 보면 땅이름이며 풀이름이며 알뜰살뜰 지켜보던 눈으로 지었어요. 버즘이 핀 듯하다며 버즘나무이기도 하다지만, 꽤 예전부터 ‘방울나무’란 이름을 붙여 마을길에 심었어요. ㅅㄴㄹ


돌봄이·돌봄지기·돌봄일꾼·돌봄빛·돌봄님 ← 간호사

함지 ← 궤(櫃), 함(函), 상자, 박스, 통(桶), 파일, 세트, 세트 메뉴, 아카이브, -집(集), -부(簿), 목록, 전집, 일습(一襲)

함지땅 ← 분지(盆地)

방울나무·버즘나무 ←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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