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93


《하느님과 꽤 친한 아저씨》

 돈 덱커·테 티옹 킹 글·그림

 윤구병 옮김

 백제

 1979.5.20.



  어느 책이든 처음 찾아낼 적이 가장 아리송합니다만, 한 판 찾아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이곳저곳에서 봅니다. 《하느님과 꽤 친한 아저씨》라는 책은 보리출판사 영업부 일꾼으로 들어가기 앞서 알았습니다. 헌책집을 함께 다니던 분이 “종규 씨라면 알 듯한데, 알지?” 하고 어느 날 불쑥 귀퉁이 책시렁에서 이 책을 끄집어내어 보여줍니다. “저라고 모든 책을 어떻게 다 알아요? 늘 새롭게 만나면서 배우는걸요.” 2000년으로 접어든 어느 날 어느 분이 묻습니다. “윤구병 샘님 책 가운데 도무지 하나를 못 찾는 게 있는데 찾아줄 수 있니? 다른 책은 다 찾았는데 그 책만 없더라.” “무슨 책이길래요? 얼마쯤 걸릴는 지 모르지만 윤샘 책이라면 이레쯤 훑으면 나올 듯싶네요.” “일 주일? 야, 나는 십 년도 넘게 찾고 물어보는데 못 찾았어.” 찾아주기 바라는 책은 《하느님과 꽤 친한 아저씨》였고 이틀 뒤에 찾아서 건넵니다. 열흘쯤 뒤에 또 하나 찾아서 건넵니다. 한 달쯤 지나서 또 찾아서 보여드리니 입이 쩍 벌어진 얼굴로 묻습니다. “넌 어떻게 내가 십 년 넘게 못 찾은 책을 자꾸자꾸 찾아내니?” “아직 오래된 책도 아니고, 어떻게 생긴 책인 줄 아니, 어느 책집 어느 시렁에 묻혔겠구나 하고 쉽게 어림할 만하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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