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아저씨의 뜨개질 벨 이마주 17
디 헉슬리 그림, 마거릿 와일드 지음, 창작집단 바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5


《닉 아저씨의 뜨개질》

 마가렛 와일드 글

 디 헉슬리 그림

 창작집단 바리 옮김

 중앙출판사

 2002.4.10.



  1994년 한 해를 인천에서 서울로 오가며 지냈어요. 전철나루까지 버스 40분, 전철을 타고 한 시간 40분 달렸습니다. 새벽에 나갔다가 밤에 돌아오지요. 길에서 다섯 시간 즈음 보내며 책을 너덧이나 예닐곱 자락을 읽습니다. 사람물결에 눌리더라도 머리 위로 책을 들고서 ‘난 지옥철 아닌 책길을 갈 뿐’이라고 여겼습니다. 엄청난 물결에 누구나 시달리는 셈이니 서서 자는 손님도 많아요. 거의 아무 말 없이 ‘언제 이 길이 끝나나’ 하고 여기지 싶습니다. 《닉 아저씨의 뜨개질》을 읽다가 새삼스레 옛일을 떠올립니다. 같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할 동무가 있다면 그 길이 즐거울 수 있었겠다고. 함께 뜨개질을 하거나 종이접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동무가 있다면 그 길이 노상 새로울 수 있겠다고. 닉 아저씨하고 졸리 아줌마는 기찻간에서 만나 뜨개동무로 어울리며 하루를 열었다지요. 이러다 졸리 아줌마는 그만 몸져누웠고요. 말동무가 사라진 기찻간은 얼마나 허전할까요. 말동무 없는 돌봄칸에서 아줌마도 매우 쓸쓸하겠지요. 그러나 둘한테는 바로 뜨개질이란 징검다리가 있어요. 닉 아저씨는 뜨개질이 얼마나 놀라우면서 기쁜 실빛인가를 알아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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