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85


《휘파람, 신한새싹만화상 현상공모전 수상작 모음집》

 유승하와 열여덟 사람 글·그림

 홍성균 엮음

 신한은행

 1994.5.3.



  1990년대가 무르익으며 만화판이 크게 춤추었습니다. 지난날에는 일본만화를 버젓이 베껴서 이름만 한국사람인 듯 꾸몄다면, 바야흐로 일본만화가 일본사람 이름 그대로 밀려들었어요. 몰래 일본만화를 흉내낸 적잖은 만화쟁이가 꾸지람을 들었고, 이제야말로 한국다운 한국만화를 열 때라고 여긴 만화님이 있습니다. 다만 만화는 아직 찬밥이자 손가락질을 받는 흐름이었는데, 신한은행에서 ‘신한새싹만화상 현상공모전’을 폈습니다. 무척 놀라웠지요. 더구나 이 만화공모전을 거쳐 만화밭을 새롭게 일군 사람들을 살피면 고단한 1990년대 한복판에 단비 같은 노릇을 했다고 느껴요. 1993년 첫판에서는 백우근 님이, 1994년 둘째판에서는 유승하 님이, 1995년 셋째판에서는 최호철 님이 으뜸을 거머쥐었습니다. 1994년 둘째판에서는 윤정주·박시백·오영진 님 만화도 버금이나 딸림으로 붙었습니다. 은행에서 만화공모전을 꾸준히 이었다면 우리 만화밭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만, 석 판이나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니 이만큼으로도 고맙지요. 만화는 글이랑 그림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이야기꽃입니다. 만화는 글하고 그림으로 빚은 사랑스러운 꿈길입니다. 만화는 어린이하고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수다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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