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3.


《백투더 1919》

 오승훈·엄지원·최하얀 글, 철수와영희, 2020.4.11.



어제는 큰쓸이를 했다. 큰쓸이란, 봄맞이나 가을맞이를 하면서 집안을 크게 쓸고닦는 일. 어릴 적 학교에서 곧잘 ‘대청소’를 하며 힘들고 지겨웠다면, 이름부터 새롭게 붙여서 크게 쓸고 치우고 닦고 옮기면서 건사하자는 마음이랄까. 큰쓸이를 알맞게 마무르고서 밥을 짓는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내 일은 끝나지 않는다. 구름이 없다 싶더라도 씽씽 바람이 불어 잔뜩 하늘을 덮는다. 이렇게 구름이 짙게 끼었다가도 또 바람이 쌩쌩 불어 하늘이 말끔하다. 바람은 그야말로 놀이꾸러기. 저녁에도 저녁별을 반짝반짝 보다가 또 어느새 구름이 별빛을 모조리 가린다. 이 틈 저 틈 쪼개고 나누어 《백투더 1919》를 읽었다. 생각해 보니 1919년부터 백 해란 나날이 흘렀다. 어느덧 그렇구나. “돌아간 1919”를 짚으면서 그무렵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하나하나 짚는 얼거리가 새삼스럽다. 다만, 지난일을 짚는다고 할 적에 ‘그 옛날에 나온 신문이나 책’에 기대기보다는 ‘그 옛날 어느 신문에도 책에도 안 적힌’ 순이돌이 같은 수수한 사람들 눈빛이며 발걸음을 담아내 보면 어땠을까? 독립운동을 한 이름난 분이나 친일부역을 한 알려진 이들 자취는 다 내려놓고서 그때에 흙을 짓고 아이를 돌본 여느 사람들 마음을 읽고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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