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3. 아름매듭
해를 바라보니 ‘해바라기’이고, 해를 가리니 ‘해가리개’입니다. 있는 그대로 짓는 말입니다. 수수하게 짓기에 누구나 알아차리도록 흐르는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사이에 퍼진 꽃다운 말씨로 ‘꽃길’이 있어요. 꽃길이란 낱말을 한참 곱씹다가,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매듭을 지을 적에 으레 영어로 ‘해피엔딩’이라 하는데 ‘꽃맺음’이나 ‘꽃매듭’ 같은 말을 새로 지으면 아주 좋겠다고 느꼈어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살림이 시원스레 뚫린다면, 살림이나 보금자리가 아름답다면 ‘꽃살림’이라 할 적에 어울리겠구나 싶고요. 이렇게 갖은 ‘꽃말’을 혀에 얹던 어느 날 다시 생각합니다. 아니, 아름다운 길이면 ‘꽃길’뿐 아니라 ‘아름길’이라 할 적에 새삼스레 수수합니다. 아름다운 살림이면 ‘꽃살림’에다가 ‘아름살림’이라 하니 더없이 수수하네요. 아름답게 맺기에 ‘꽃맺음’이요 ‘아름맺음’이라 해보니 참 어울려요. 아름드리인 나무처럼, 한아름 안듯이, ‘아름’이란 말을 여러모로 붙이면서 서로서로 ‘아름벗’도 되고 ‘아름일’도 하고 ‘아름놀이’도 즐기면 좋겠어요. ‘아름말’을 쓰는 ‘아름이’가 되어 봐요. ㅅㄴㄹ
해가리개(해가림) ← 파라솔, 차양, 차양막, 차양 시설, 차광막, 차광, 차일(遮日), 선캡
아름길 ← 탄탄대로, 화양연화, 행복만발, 평등, 성평등, 페미니즘, 남녀평등, 평화, 평화적, 민주, 민주적, 민주주의, 광명시대
아름살림 ← 탄탄대로, 화양연화, 평등, 성평등, 페미니즘, 남녀평등, 평화, 평화적, 행복한 가정, 안락한 가정, 단란한 가정, 광명시대, 보물, 보배, 부귀영화
아름매듭·아름맺음 ← 리본, 해피엔딩, 해피엔드, 행복한 결말, 정년퇴직, 성료(盛了), 성공리, 명퇴, 명예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