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2. 뜯는곳


1999년에 책마을 일꾼으로 지내며 ‘입사 동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납니다. 둘레에서 다 그렇게 말하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일터에 같이 들어온 사람이라면 “일하는 또래”일 테고, ‘일또래’처럼 새롭게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새롭게 일하니 새내기인데, 새내기한테 새말을 지어서 일컫는다면 한결 싱그럽겠지요. 어느 배움터에 나란히 들어간 사람이라면 어떤 이름을 지어서 가리키면 어울릴까요? “배우는 또래”이니 ‘배움또래’라 할 만합니다. 오래도록 같이 일하면 ‘일벗’이 될 테고, 오래오래 함께 배우면 ‘배움벗’이 되어요. 얼추 여덟 살 무렵이던 일인데 어머니 심부름으로 가게에 다녀오며 과자를 하나 샀는데 “거기 ‘뜯는곳’을 따라서 열면 돼.” 하고 말씀하셨어요. 참말로 과자 귀퉁이에 ‘뜯는곳’이란 말이 적혔어요. 나중에 다른 과자를 눈여겨보는데 이 쉬운말을 쓰기도 하지만 ‘개봉선’이나 ‘절취선’처럼 아리송한 이름을 쓰기도 하더군요. 돈있는 작은아버지는 설이나 한가위에 ‘종합선물세트’를 하나씩 사주셨어요. 이제 와 생각하니 ‘과자꾸러미’입니다. 여럿을 하나로 모으거나 엮거나 담으니 ‘꾸러미’예요. ㅅㄴㄹ


일또래 ← 동기(同期), 동료, 입사 동기, 입사 동료

배움벗·배움동무·배움또래 ← 급우, 학우, 동창(同窓), 동창생, 동기(同期), 동문(同門), 동급생, 입학 동기

뜯는곳·여는곳·타는길 ← 개봉선, 절개선, 절단선, 절취선

꾸러미 ← -집(集), -부(簿), 목록, 시리즈, 연작, 연재, 연재물, 사전(事典), 사전(辭典), 봉지, 궤(櫃), 함(函), 상자, 박스, 리스트, 라인업, 세트, 세트 메뉴, 아카이브, 통(桶), 파일, 전집, 일습(一襲), 복합, 복합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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