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82


《사회과 지도》

 문교부 엮음

 문교부

 1964.8.15.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사회과 부도’란 이름을 썼어요. 《사회과 부도》는 값이 꽤 셌습니다. 여느 교과서 서너 자락 값쯤이었지 싶어요. 국민학교에서 다른 교과서는 나라에서 빌려주어 한 학기를 쓰고서 동생한테 물려주도록 했으나 《사회과 부도》만큼은 따로 사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못 사는 동무가 많았어요. 저는 형이 쓰던 책을 물려받았기에 따로 안 사도 되었습니다. 한 반에 《사회과 부도》가 몇 없기에 으레 대여섯이나 열 어린이가 함께 보곤 했습니다. 늘 보는 길그림책일 텐데 ‘우리 고장’을 찾을 수 있는지, ‘우리 마을’도 나올는지 궁금했어요. 1964년에 나온 《사회과 지도》를 펴니 2쪽에 ‘지도 보기’부터 나오는데 여수 ‘이 충무공 동상’을 한복판에 놓고서 줄인자를 가릅니다. 그런데 여수 곁은 바로 고흥이에요. 얼결에 1960년대 첫무렵 고흥 모습을 덩달아 구경합니다. 나로섬·팔영산하고 여수 개섬 사이를 ‘봇돌바다’라 적은 대목이 돋보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에 고흥군청은 ‘보들바다 별잔치’를 연 적 있는데, ‘봇돌바다’라는 멀쩡한 이름을 엉뚱하게 ‘보들’라 바꿔서 자리를 꾸몄다지요. 고흥서 나고 자랐어도 《사회과 지도》에까지 찍힌 고흥 길이름·땅이름을 모를 수 있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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