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2.


《북두의 권 1

 부론손 글·하라 테츠오 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12.25.



아침부터 낮까지 아이들이 저마다 배우면서 놀도록 하고는, 해가 저 멧자락하고 만나려고 하는 저녁나절에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마실을 나선다. 자전거를 아직 다 손질하지 못하지만, 큰자전거랑 샛자전거는 탈 만하다. 낡은 바퀴를 여럿 갈고, 사슬도 갈고, 속에 깃들 바람이는 몽땅 갈아야지 싶다. 곰곰이 보면 새로 사는 값 못지않게 손질값이 들 테지만, 굳이 손질해서 두고두고 쓰려 한다. 곧 살림돈을 넉넉히 건사해서 이모저모 장만하자고 생각하며 들길을 달린다. 구름이 엄청나게 흐르고 바람은 대단히 분다. 면소재지 우체국하고 가게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맞바람이 얼마나 드센지. 안 되겠네 싶어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다. 걸을 적에 외려 빠를 만큼 바람은 온땅을 샅샅이 훑으면서 하늘을 쓸어낸다. 《북두의 권》이 문득 생각났다. 중학교 다닐 무렵 동무들은 이 만화에 사로잡혔는데 난 시큰둥했다. 첫자락만 장만해서 읽어 본다. 가만 보니 이 만화는 지구에서 온나라가 핵싸움을 벌여 거의 다 죽어버린 다음, 아주 말라비틀어진 땅에서 꿈이 없이 주먹질을 하는 쪽하고, 그래도 꿈을 꾸려는 쪽 사이에서 어떤 마음이 흐르는가를 줄거리로 잡았지 싶다. 우리는 오늘 어떤 걸음일까. 우리는 지난걸음에서 무엇을 배울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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