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1. 남김글


아이들하고 함께 하루쓰기를 합니다. 하루를 헤아리면서 오늘 무엇을 하려 하는가부터 쓰고, 무엇을 했는가를 적습니다. 둘레에서는 흔히 ‘일기·일지’ 같은 한자말을 쓰지만, 하루를 쓴다는 뜻 그대로 ‘하루글’을 써요. 하루글을 쓰다가 생각하니 놀이 이야기를 쓰면 ‘놀이글’이고, 일하는 이야기를 쓰면 ‘일글’이 되더군요. 마음이 흐르는 결을 쓴다면 ‘마음글’이에요. 풀꽃나무를 지켜본 나날을 꾸준히 쓴다면 ‘풀꽃글’이네요. 날씨를 살핀다면 ‘날씨글’이 될 테고, 사랑하는 나날을 하루하루 쓴다면 ‘사랑글’이 되어요. 살펴보면서 글을 여미어 볼까요. 지켜보면서 글을 여미어도 즐거워요. 어제를 돌아보고 그제를 되새기면서 글을 엮어도 아름답습니다. 그때에는 그랬구나 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담을 만하고, 이제부터 달라져야겠다는 다짐을 실을 만해요. 마지막으로 남기는 이야기를 쓸 수 있어요. 어디를 다녀오고서 남기는 이야기를 써도 좋아요. 이런 글에 ‘방명록’이란 이름을 붙이는 분이 제법 있는데, ‘남김글’처럼 수수하게 이름을 달면 어린이부터 바로 알아보고서 즐겁게 이야기를 남기도록 이끌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하루글·하루쓰기·하루적기·하루적이 ← 일기, 일일기록, 일지

일글·일쓰기·일적기·일적이 ← 작업일기, 작업일지

마음쓰기·마음글·마음적기·마음적음 ← 명상일기, 명상일지

살핌글·살펴쓰기·살펴적기·살펴적음 ← 연구일기, 연구일지

지켜본글·지켜봄글 ← 관찰일기, 관찰일지

돌아본글·돌아봄글·되새긴글·되새김글 ← 반성일기, 반성일지, 반성문, 회고록, 참회록

남기는글·남기는말·남김글·남김말 ← 유언(遺言), 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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