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9. 비틀비틀
푹 빠져들 적에는 배고픈 줄 몰라요. 신나게 할 적에는 굳이 안 먹어요. 곰곰이 생각하면, 웃음이 넘치는 기쁜 일에 빠져들든 눈물이 가득한 슬픈 일에 젖어들든, 어느 한 가지에 깊이 들어서면 밥을 잊는구나 싶어요. 때로는 입조차 못 대는 셈일 테고요. 안 먹기 때문에 다 죽어가는 꼴이 될 수 있어요. 아무것도 못 먹지만 거의 죽는 모습이 아닌, 외려 말짱한 모습이기도 해요. 기운을 다 쏟으니 비틀대기도 하지만, 난데없이 등지거나 등치는 이웃이 있어서 그만 넋을 잃고 비틀비틀이기도 해요. 튼튼한 몸이 아니라서 비틀거리기도 할 테고, 일이며 놀이에 아주 사로잡혀서 하루 내내, 아니 여러 날 옴팡 몰아치고 난 뒤에 기운이 쪽 빠져서 비틀돌이나 비틀순이가 되기도 할 테지요. 오늘 비틀이처럼 살 수 있습니다. 어제도 모레도 비틀비틀일 수 있습니다. 한동안 비틀질에서 못 헤어날 수 있어요. 궂은 일은 같이 온다잖아요. 힘든 일은 겹으로 온다지요. 그런데 아름다운 일도, 신명나는 일도, 사랑스러운 놀이도, 꿈같은 빛줄기도 언제나 나란히 찾아오지 싶어요. 물결치듯 솟구치다가 잠깁니다. 겹겹이 쌓이는 이야기에 따스한 숨결이 서리기를 빕니다. ㅅㄴㄹ
끼니를 잊다·밥을 잊다·밥을 멀리하다·아무것도 못 먹다·입조차 못 대다 ← 식음전폐
거의 죽다·다 죽어가다·비틀비틀 ← 빈사
비틀비틀·비틀거리다·비틀대다 ← 기진맥진, 의기소침, 빈약, 빈사, 무능, 무력(無力), 무기력, 맥빠지다, 맥없다, 무능력, 약한 신체, 저질 체력, 약골, 약해지다, 약화, 약소화, 소극(消極), 소극적, 노곤, 피로, 피곤, 탈진, 방전(放電), 녹다운, 실의(失意), 기함(氣陷), 쇠약, 나약, 연약, 심약, 병약, 허약
같이·나란히·함께·둘·겹 ← 쌍(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