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8.


《가극 소녀 2》

 사이키 쿠미코 글·그림/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6.30.



우리 몸을 깨끗하게 하고 싶어서 씻는다면, 몸에 두르는 천조각인 옷도 깨끗하게 빨아야겠지. 마땅한 일일 테지만, 어른이란 자리에서 보기에만 마땅할는지 모른다. 아이는 몸이든 옷이든 굳이 씻거나 빨아야 하느냐고 여길 만하다. 갓난아기가 스스로 씻는 일이 없고, 혼자서 옷을 갈아입는 일이 없다. 그저 스스로 몸이 자라면서 구석구석 기운이 뻗을 뿐이다. 《가극 소녀》를 읽다가 생각한다. 일본에는 노래하고 춤으로 삶을 보여주는 마당에 서도록 가르치는 곳이 따로 있을까? 이런 배움터가 있는 나라가 여럿이다. 한국에도 이런 배움터가 있을는지 모르는데, 어른으로서 무엇을 가르칠 만하고, 어린이·푸름이로서 무엇을 배울 만할까? 우리 삶자리는 서로 무엇을 보여주거나 보면서 어우러지는 하루일까? 어느 한 가지를 솜씨있게 해내어 이름이나 돈이나 힘을 거머쥐도록 하려는 배움터일는지, 아니면 어느 한 가지를 깊고 넓게 익혀서 삶을 스스로 짓는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운 길을 스스로 찾도록 북돋우려는 배움터일는지 생각해 본다. 인문계랑 실업계로 가르는 틀에 어떤 살림길이나 사랑길이 있을까. 교과서하고 졸업장에 진작부터 빠진 고갱이를 들여다보는 물결은 언제쯤 철썩철썩 춤출 만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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