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73


《paddlewings》

 Wilfrid S. Bronson 글·그림

 E.M.Hale & com

 1931.



  먹고살기 버거울 적에 어떤 어른은 밥벌이를 찾으려고 애씁니다. 먹고살기 벅차다지만 어떤 어른은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지어서 아이한테 읽히고 같이 놉니다. 여러 나라가 서로 윽박지르는 싸움판에서 어떤 어른은 살아남으려고 이웃나라 사람을 모질게 죽입니다. 여러 나라가 피투성이가 되어 치고받고 다투는 자리에서 어떤 어른은 조용히 빠져나와 아이들이 앞으로 사랑어린 삶길을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름다이 글이며 그림을 남깁니다. 1931년에 책으로 태어난 《paddlewings》를 보면서 어쩐지 찡합니다. “the Penguin of Galapagos”란 이름이 붙은 이 그림책은 ‘갈라파고스 펭귄’이 얼마나 장난꾸러기이며 재미있으며 사람을 궁금해 하는가를 알뜰살뜰 담아냅니다. 처음 태어난 지 백 해가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을 책이요, 앞으로 이백 해나 오백 해가 흐른다면 외려 더욱 빛날 책이지 싶습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에 무엇을 적바림해서 물려줄 만할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들한테 탱크나 총이나 핵발전소를 물려주어야 하나요? 아름드리숲에서 손수 살림을 짓는 사랑어린 꿈을 물려줄 수 있나요? 군수공장을 멈추어야 앞길이 환합니다. 싸움질에 힘을 빼지 말고, 살림길에 힘을 다할 노릇이지 싶어요. 펭귄살이를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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