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5. 이름뿐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은 거칠는지 모르지만, 상냥하기도 합니다. 춥거나 힘들다면 사납거나 매몰차다고 여기기도 하고, 덥거나 바다마실을 갔다면 시원하거나 좋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거칠다’고 할 적에는 그저 ‘겉’모습이라고 느낍니다. 거칠대서 나쁘지 않아요. 겉을 꾸미지 않을 뿐인 모습이랄까요. 꾸미지 않으니 얼핏 지저분하거나 어리석어 보일 때가 있을까요. 밥그릇이나 길미를 따지면서 꾸며야 그럴듯하고 여길까요. 투박하다고 할, 수수하다고 할, 겉이 아닌 속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쓸개도 있고 생각도 있고 뼈대가 곧게 서기 마련이에요. 겉에 휘둘리거나 매달리기에 그만 쓸개빠진 길로 빠져들지 싶어요. 그러나 쓸개만 빠질까요. 스스로 나아가려는 생각도 빠지고, 스스로 지으려는 뼈대도 빠질 테지요. 겉을 내팽개칠 수는 없어요. 겉이란 우리 몸뚱이일 테니까요. 다만 겉에 얽매여 이름만 치레한다면, 이름만 허울로 붙잡는다면, 이름뿐인 삶이라면, 오늘 이곳에서 어떤 보람이 있는지 아리송해요. 이름도 아름답게 갈고닦을 노릇이지만, 이름만으로 살 수 없어요. 마음으로 살고, 숨결로 빛나며, 생각으로 일어섭니다. ㅅㄴㄹ


거칠다·사납다·매몰차다·더럽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무시무시하다·끔찍하다·무섭다·못되다·모질다·고약하다·바보같다·어리석다·너무하다·터무니없다 ← 야만적

쓸개빠지다 ← 무분별, 분별없이, 유야무야, 조건 없이, 무조건, 무조건적, 막무가내, 무작정, 무골호인, 무골충, 우유부단, 의지가 없다, 줏대가 없다, 중심이 없다, 어중간, 두서없다, 무계획, 무계획적, 무사안일, 등신, 병신, 호구(虎口), 우민(愚民), 구제불능, 열등분자, 무용(無用), 무용지물, 무능, 무능력, 불필요, 무가치, 괜한, 공연(空然), 객기, 객쩍다

이름치레·이름허울·이름장난·이름뿐·이름만 ←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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