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77
《KERTESZ ON KERTESZ》
Andre Kertesz
Abbeville
1983.
꽤 많구나 싶은 사진님이 앙드레 케르테츠 님 사진을 흉내냅니다. 앙드레 케르테츠 님도 여러 사진님 눈빛하고 그림자를 살며시 흉내내었습니다. 자, 서로 흉내를 내 본 사진일 텐데, 이 가운데 ‘누가 담은 눈’으로 갈무리한 사진이 오늘날까지 남았을까요? 앙드레 케르테츠 님은 스스로 이녁 발자국을 돌아보며 《KERTESZ ON KERTESZ》를 남깁니다. 1894년에 태어나 1985년에 숨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이 사진책을 1983년에 내놓았으니, 그야말로 마지막 이야기꽃입니다. 이 책은 헝가리·파리·뉴욕 세 갈래로 나누어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찍은 사진으로 어떤 이야기를 눈망울에 얹어서 나누려 했는가를 들려줍니다. 앙드레 케르테츠 님은 틀림없이 ‘그림자·그늘을 빛·볕하고 나란히 놓기’를 즐깁니다. 다만 빛그림 놀이만 하지 않아요. 모든 빛그림 곁에 ‘사람하고 숲이 살아가는 오늘 이야기’를 넉넉히 품습니다. 이야기를 펴고 싶은 모두가 이녁 사진으로 들어옵니다. 굳이 내쳐야 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품어서 녹이면 됩니다. 잘라야 할 까닭도, 밀어내야 할 일도 없어요. 마음으로 녹여내면 어느새 사랑이란 꽃으로 피어나는 사진이 됩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