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11. 강파르다


이제 막 들었거나 아직 혀나 귀에 스미지 않으면 낯선 말입니다. 제법 들었어도 뜻이나 느낌이 어렴풋하면 낯선 말입니다. 오래도록 듣거나 읽기는 했어도 입으로 터뜨리거나 글로 옮기지 않을 적에도 낯선 말입니다. ‘가파르다’라는 낱말을 받아들여서 쓰던 어린 날 ‘강파르다’라는 낱말을 듣고는 불쑥 ‘틀리지’ 않았나 하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가파르다·강파르다’는 어엿하게 달리 있는 말이었어요. 열 살 어린이는 왜 ‘강파르다’란 말을 처음 들으며 틀린 말 아니냐고 여겼을까요. 둘레 어른이 어떤 말씨를 쓰느냐에 따라 어린이 말씨가 달라요. 이웃 어른이 어떤 말씨로 이야기를 들려주느냐에 따라 푸름이 말씨가 바뀌어요. 까다롭게 말해야 하지 않아요. 생뚱맞다 싶은 말이란 없어요. 유난을 떠는 말씨도 없지요. 모두 우리 삶을 나타내는 말씨입니다. 가만히 생각하고, 손바닥에 놓고서 바라보고, 마음을 담는 말씨로 삼으면서 노랫가락처럼 누릴 노릇이지 싶어요. 즐겁게 글 한 꼭지를 써 봐요. 두 줄 석 줄 글꽃을 여미어 봐요. 낯설다 싶은 낱말을 어떻게 섞으면 새롭게 즐거울까 하고 어림하면서 이야기 한 자락을 풀어 봐요.


치다·여기다·보다·생각·다루다·두다·놓다·삼다·느끼다·돌리다·적다·넘기다 ← 치부(置簿)

강파르다 ← 피골 상접, 수척(瘦瘠), 초췌, 왜소, 정서 부족, 인정사정 없다, 정이 없다, 몰인정, 야박, 피폐, 황량, 황폐, 황폐화, 박하다, 무정, 불통, 척박, 결핍, 결여, 괴팍, 흉흉, 기구(崎嶇), 험하다, 험준

가탈·고약하다·괘씸하다·까다롭다·까칠하다·모나다·별쭝나다·생뚱맞다·엉뚱하다·뜬금없다·유난하다·얄궂다·짓궂다 ← 괴팍

가락·꼭지·줄·자락·마리 ← 수(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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