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13.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윤선영 글·사진, 북로그컴퍼니, 2017.12.20.



우리 집 울타리 너머에서 밭을 일구는 마을 분이 ‘새쫓이 비닐줄’을 얼기설기 매달았다. 새를 쫓으려는 비닐줄이란, 말 그대로 새가 싫다는 뜻이리라. 새가 날벌레에 풀벌레를 얼마나 많이 잡아먹는가를 하나도 헤아리지 않겠다는 소리이며,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조금도 반기지 않겠다는 마음일 테지. 가만 보면 자동차만 씽씽 달리는 찻길을 놓는 사람도 ‘새나 숲을 모두 생각조차 안 한’ 몸짓이리라. 숲을 밀어내어 아파트를 세우는 사람도 ‘아름답게 어우러질 삶’은 바라보지 않는 몸짓일 테고.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를 시골버스에서 읽는다. 이제 창문을 열고서 바깥바람을 쐰다. 창문바람이 상큼한 사월이다. 책쓴님은 ‘어머니가 인도를 가 보고 싶다’고 말할 줄 몰랐단다.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어머니가 ‘그냥 한국말을 쓰면’서도 인도사람하고 마음이 잘 맞는 모습에 놀랐단다. 어머니하고 딸이 나서는 마실길에서 새삼스러이 사랑을 느끼며 배우겠지. 아버지랑 아들이, 어머니랑 아들이, 아버지랑 딸이, 서로 맞물리고 얽히는 마음하고 삶을 새롭게 마주하면서 천천히 걷고 온누리를 돌아본다면, 그야말로 한결 튼튼하고 의젓한 어른으로 오늘을 맞이하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유채꽃밭 한복판을 걸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