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4


《Cats》

 Wilfrid S.Bronson 글·그림

 Harcourt, Brace & World

 1950.



  말을 걸 적에 달아나는 이웃 숨결은 없다고 느낍니다. 윽박을 지르거나 으르렁댄다면 달아날 이웃 숨결은 많겠지요. 부드러이 바라보면서 상냥하게 부르면 어떤 숨결이든 나긋나긋 우리 곁으로 찾아들지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 터전을 돌아보면 ‘사람 사이에서 지내는 길’을 다룰 뿐, 푸나무하고 어떻게 마주해야 좋을는지, 고양이나 개나 개미나 벌나비하고 어떻게 마음을 나누면 될는지는 아예 안 다루지 싶어요. 흔히들 어린이더러 ‘또래 사람 동무를 사귀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숲을 사귀고 들을 사귀며 바람이며 바다를 사귀는 길’을 같이 들려줄 노릇이지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숲·들·바람·바다를 사귀지 못한 채 어른이 되기에 마음이 메마르면서 온누리를 망가뜨리는 짓을 일삼는구나 싶어요. 《Cats》는 고양이를 눈여겨보고서 담은 그림책일 뿐 아니라, 고양이하고 즐겁게 사귀면서 삶을 빛내는 길을 재미나게 들려주는 이야기꾸러미라고 할 만합니다. 먼저 눈을 바라봅니다. 이윽고 손을 내밉니다. 눈높이를 맞춥니다. 서두르지도 조바심을 내지도 않는, 느긋하게 해바라기를 하면서 노래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누구하고라도 말길이 트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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