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68


《insect society》

 Berta Morris Parker·Alfred E.Emerson 글

 Row Peterson com

 1941



  총칼을 앞세워 이 나라를 짓밟고서 차지한 일본 제국주의는 학교를 세웁니다. 조선총독부에서 세운 학교는 이 나라 어린이가 아름답고 씩씩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고, 일본 제국주의에 이바지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조선이든 고려이든 이 나라 어린이를 슬기로우면서 아름답고 씩씩하게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옛날 옛적에도 임금과 벼슬아치는 그들끼리 울타리를 쌓고서 사람 사이에 위아래를 매겨서 억눌렀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같은 책을 엮는 데에는 힘썼을는지 몰라도, 들풀 같은 여느 사람들 살림살이에는 아무 마음을 안 썼어요. 이 나라 사람 스스로 학교를 세우기 어렵기도 했고, 아주 드문 터라, 이 나라 사람 스스로 이 나라 어린이·푸름이를 가르치는 책, 이른바 교과서를 손수 엮은 일조차 해방 뒤부터라 할 만합니다만, 으레 일본 교과서를 베꼈지요. 어린이가 읽고서 배울 이야기책에도 거의 아무 마음을 안 썼고요. 《insect society》는 미국에서 1941년에 나온 ‘생태·자연 그림책’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유럽은 일찌감치 어린이·푸름이 배움길에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오늘날 이 나라는 학교에서 어떤 책으로 가르칠까요? 지식을 넘은 살림하고 숲을 얼마나 제대로 가르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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