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67


《アルハ 寫眞大講座》

 北原鐵雄 엮음

 三宅克己·結城林藏·高桑勝雄·鈴木八郞·吉川速男 글

 アルハ

 1929(昭和 4).3.30.



  사진기를 처음 지어낸 나라는 일본이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날 온누리 사진기를 주름잡는 나라는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사람은 사진기를 낱낱이 뜯어서 다시 짜는 길을 되풀이하면서 스스로 짓는 길을 밝혀냈다지요. 한국에서도 이처럼 애쓴 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한국은 사진기를 북돋우거나 살찌우는 나라살림이 없었습니다. 누구는 ‘흉내·베끼기’라 말합니다만, 이보다는 ‘고개숙여 배우기 + 스스로 익히기’라고 해야 걸맞지 싶어요. 흉내만 내서는 ‘처음 지어낸 사람이나 나라’ 꽁무니조차 못 좇거든요. 일본은 사진기를 스스로 지어낼 뿐 아니라 사진책이며 사진잡지를 숱하게 엮어냅니다. 더구나 1920년대에 《アルハ 寫眞大講座》 꾸러미를 선보이기까지 합니다. 어쩌면 이 ‘사진대강좌(사진대백과)’보다 앞선 다른 꾸러미도 있을 수 있어요. 오늘날 한국은 아직 한국사람 손으로 ‘사진대백과’는커녕 ‘사진 사전’조차 못 엮습니다. 사진학과가 그토록 많아도, 사진가나 사진비평가가 그렇게 있어도, 정작 배움판이나 살림판을 살찌우는 밑거름이 될 이야기꾸러미에는 마음이 없는 셈이에요. 어려운 말을 쓰거나 서양 이론을 끌어들여야 예술이나 비평이 되지 않습니다. 삶을 수수하면서 아름답게 담는 즐거운 눈길이 빛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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